저희는 애플 기기 수리만 하는 곳입니다. 가산·신림·목동 세 곳이고, 지난 넉 달 동안 고친 기기를 하나씩 세어봤습니다.
절반 이상이 5년을 넘긴 기기였습니다. 고쳐서 나갔다는 건, 버릴 이유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다만 무조건 고치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 바꾸시는 게 나으면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이걸 저희가 아무리 말해도 잘 안 와닿더군요. 폰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만 보시면 생각이 바뀝니다. 깨진 화면을 떼어내면 뭐가 나오는지, 새 화면을 끼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배터리 하나 갈면 이렇게 됩니다.
실제로 저희 매장에서 나간 기록입니다. 30대 손님, 깨진 데 없이 그냥 배터리만 늙은 폰이었습니다. 19분 만에 끝났고, 하루 쓰는 게 달라졌습니다.
대표가 옆에 붙어 있습니다. 막히면 바로 잡아드립니다. 혼자 헤매다 끝나는 자리가 아닙니다.
갈아서 그대로 들고 가시는 자리입니다.
연습용 폰으로 해보면 남는 게 없습니다. 내 폰이어야 손이 조심스러워지고, 다 갈고 나면 뿌듯합니다. 설정에 뜨는 숫자가 바뀌는 걸 직접 보셔야 합니다.
배터리를 갈려면 화면을 열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화면이 나갈 수 있습니다.
위험한 건 배터리가 아니라 여는 순간입니다. 화면은 접착제로 붙어 있고 안쪽에 얇은 케이블이 지나갑니다. 약해진 화면은 들어올리는 힘만으로 금이 갑니다.
저희가 해도 망가질 때가 있습니다. 매일 하는 손이라 확률을 낮출 뿐, 0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처음 잡으시면 그 확률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신청서에 기종과 폰 상태를 여쭙습니다. 위험이 크면 저희가 먼저 말리겠습니다.
이건 싸게 고치는 방법이 아닙니다. 맡기시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험도 더 큽니다. 그리고 값도 더 듭니다.
더 내고 더 위험한 쪽을 고르시는 겁니다. 그 값이 아깝지 않으신 분만 오시면 됩니다.
저희가 이걸 굳이 다 적는 이유는, 모르고 오셨다가 화면이 나가면 그건 저희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알고 오셨다가 나가면, 같이 아쉬워하고 저희가 마무리하면 됩니다.
저희는 못 하는 것을 먼저 말하는 편입니다. 기대를 부풀려 놓고 나중에 실망시키는 게 제일 나쁩니다.
"한 번 해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배터리는 어차피 갈려서 가십니다. 재미있으면 더 하시면 되고, 안 맞으면 안 하시면 됩니다. 안 맞는다는 걸 아는 것도 얻는 겁니다.
더 배우고 싶어지시면 그때 6개월 정규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클래스가 적성 확인용으로도 좋습니다.
아이폰 한 대를 새로 만들 때 나오는 탄소가 55kg입니다. 30년 자란 소나무 여덟 그루가 1년 내내 붙잡아야 하는 양입니다. 애플이 공개한 자료와 산림청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한 대를 안 만들면 그 여덟 그루는 다른 일을 합니다. 1년에 미세먼지 350g을 걸러냅니다.
그런데 저희가 넉 달에 고친 게 477대입니다. 여의도만 한 숲 하나를 만들려면 10만 대가 필요합니다. 산수가 안 맞습니다.
가르치면 손님을 잃는다는 말을 듣습니다. 반대입니다. 고쳐 쓰는 사람이 늘어야 이 일이 계속됩니다. 이 클래스가 그 시작입니다.
읽어보시고 결정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신청서에 기종과 폰 상태를 여쭙습니다.
떨어뜨린 적·침수 이력은 솔직하게 적어주십시오.
위험이 크면 저희가 먼저 말씀드리고 말립니다.
3명뿐이라 신청서를 하나씩 읽고 정합니다. 왜 신청하셨는지를 제일 오래 봅니다.
이런 작업이 처음이신 분을 오히려 환영합니다. 1기는 저희도 배우는 자리라, 어디서 손이 멈추는지를 봐야 다음 클래스가 나아집니다. 잘하시는 분만 오시면 그걸 못 봅니다.
기종이나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저희가 먼저 말씀드리고 말릴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그냥 맡기시는 쪽을 권해드리겠습니다.
※ 작업 과정을 사진·영상으로 남기려 합니다. 손 위주로 찍고 얼굴은 동의해주신 경우에만 씁니다. 원치 않으셔도 신청에 불이익은 없습니다.
수리점 입장에서는 안 알려주는 게 이득이니까요.
저희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고칠 줄 아는 사람이 늘어야 이 일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