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배터리가 닳으면 대부분 "갈아야 하나, 이참에 바꿔야 하나"에서 멈춥니다. 배터리만 갈면 되는 맥북이 있고, 갈아도 남는 게 없는 맥북이 있습니다. 그 둘을 가르는 기준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사이클 수만 보고 정하면 대개 틀립니다
제일 먼저 찾아보는 게 사이클 수입니다. 애플도 모델마다 한계 사이클을 정해두고 있고 많은 모델이 1,000회입니다. 그런데 그 숫자에 닿았다고 못 쓰는 게 아닙니다. 애플 문서에도 한계 사이클을 넘겨도 계속 쓸 수 있고 다만 사용 시간이 줄어든다고 적혀 있습니다.
반대로 사이클이 200회밖에 안 됐는데 최대 용량이 85%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이클은 얼마나 썼나를 세는 숫자이지 지금 상태가 어떤가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결정에 쓰기엔 반쪽짜리입니다.
먼저 세 가지를 갈라 보세요
맥북은 아이폰과 달라서 배터리만 갈면 되는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의 차이가 큽니다.
① 배터리 말고 다른 데가 멀쩡한가
화면·키보드·트랙패드·포트가 다 정상이고 성능도 아직 답답하지 않다면, 배터리만 바꾸는 쪽이 거의 항상 낫습니다. 맥북은 본체 수명이 길어서 배터리 하나 때문에 바꾸기엔 아까운 기기입니다.
다만 이미 다른 데도 손볼 게 있다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배터리에 키보드까지, 거기에 화면까지 겹치면 그때는 바꾸는 쪽이 나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검수할 때 배터리만 보지 않고 전체를 같이 보는 이유입니다.
② 부풀었는가
이건 결정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의 문제입니다. 트랙패드가 눌리지 않거나, 바닥에 놓으면 흔들리거나, 상판이 들뜬다면 배터리가 부푼 것입니다. 부푼 배터리는 미루지 마시고 사용을 멈추시는 게 안전합니다.
부풀면 교체 난이도도 올라갑니다. 배터리가 부풀면서 상판 틀이 미세하게 휘는 경우가 있어 새 배터리를 붙일 자리를 다시 잡아야 합니다. 빨리 오실수록 간단하게 끝납니다.
③ 이 맥북으로 앞으로 얼마나 쓸 건가
가장 중요한데 가장 안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1~2년 더 쓰실 거면 배터리 교체가 확실히 낫습니다. 반대로 반년 안에 바꿀 계획이 이미 있었다면, 교체비를 들이는 대신 그 돈을 다음 기기에 보태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이걸 먼저 여쭙는 이유는 고쳐서 남는 게 없는 수리를 권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맥북 배터리 교체가 아이폰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이유
맥북 배터리는 상판 안쪽에 접착제로 붙어 있습니다. 나사로 고정된 부품이 아니라 떼어내는 과정 자체가 따로 필요합니다. 열을 줘서 접착을 풀고, 옛 접착제를 남김없이 걷어낸 다음, 새 배터리를 앉히고 다시 붙입니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문제가 접착이 제대로 안 붙는 것입니다. 옛 접착제나 먼지가 조금이라도 남으면 새 접착이 뜹니다. 그래서 자리를 완전히 정리한 뒤에 붙입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이 단계를 줄이지 않습니다.
모델에 따라 분해 범위도 다릅니다. 어떤 모델은 배터리만 접근하면 되고, 어떤 모델은 주변 부품을 먼저 들어내야 합니다. 같은 「맥북 배터리 교체」라도 모델마다 작업이 다릅니다.
저희가 못 하는 것 · 안 하는 것
- 부풀어 상판이 휜 경우, 원래 모양으로 완전히 돌아온다고 약속드리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교체 후 정상적으로 닫히지만 변형이 심하면 상판까지 봐야 합니다. 검수 때 미리 말씀드립니다.
- 「몇 분 만에 끝난다」고 미리 정해서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모델과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검수 후에 그 기기 기준으로 알려드립니다.
- 배터리를 갈아도 본체 성능이 빨라지지는 않습니다. 발열 때문에 느려졌던 경우라면 나아질 수 있지만, 그건 배터리가 아니라 다른 원인일 수 있어 같이 봅니다.
정하기 전에 확인하실 것
맥북에서 Apple 메뉴 → 이 Mac에 관하여 → 추가 정보 → 시스템 리포트 → 전원으로 들어가면 사이클 수와 상태가 나옵니다. 화면을 캡처해서 보내주시면 그것만으로도 대략 판단이 됩니다.
정확한 건 기기를 직접 봐야 압니다. 배터리 말고 다른 데 손볼 게 있는지가 결정을 뒤집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검수는 무료이고, 보시고 안 하셔도 됩니다. 고치는 게 손해라고 판단되면 저희가 먼저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관련해서 맥북 배터리 사이클 수 확인하는 법과 교체 시점을 알려주는 증상도 정리해 두었습니다.